피부 및 소화기 건강을 돕는 섬유소

사실 저는 의대에서 의학영양 강의를 듣기 전까지 섬유소에 큰 흥미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섬유소에 관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게 섬유소란 쾌변이 힘들 때 먹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섬유소란 제가 생각했던 그런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영양학을 공부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 저는 서구식 식단에서 섬유소 비중을 늘리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이론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 되었습니다. 왜 제 생각이 달려졌을까요? 

섬유소는 안전하면서 저렴한 기능성 식품으로 소화관 건강을 비롯하여 전신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섬유소만 섭취한다고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을 위해 섬유소를 섭취할 경우 과학적인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섬유소에 관해 밝혀진 사실을 소개합니다. 

‌‌‌‌섬유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섬유소는 알레르기, 중금속 독성, 인지 기능, 천식, 피부 발진, 염증성 장질환, 골다공증 등과 같은 건강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섬유소가 수명을 연장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섬유소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더 오래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섬유소의 모든 효능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된다면 그 약제의 가치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것입니다.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섬유소는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약물을 훨씬 능가하는 가치 있는 치료제일 수 있습니다.

슈퍼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이라는 이유로 섬유소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의 효능은 간과되거나 당연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부 및 장 건강뿐 아니라 장수를 원한다면 섬유소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섬유소의 정의와 그 다양한 형태, 효과적이고 전략적으로 섬유소를 섭취하여 건강을 증진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섬유소란?

섬유소는 사람의 소화관에서 당으로 완전히 분해되지 않는 전분입니다. 섬유질은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채소, 덩이줄기, 곡물, 콩과류, 견과류, 씨앗과 같은 식물 및 곡물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육류, 계란, 치즈, 기름에는 섬유소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즉 섬유소는 식물성 식품에만 존재합니다.

‌‌‌‌섬유소를 물과 함께 섭취해야 하는 이유

쾌변을 위해 섬유소를 사용할 경우 물을 함께 섭취해야 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혹시 모르는 이들을 위해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섬유소는 물과 함께 섭취할 때만 배변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섬유소 분말 제품에는 많은 양의 물과 함께 섭취하라는 설명이 항상 표시되어 있습니다. 물 없이 섬유소만 섭취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럴 경우 변비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의도했던 것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이 생기는 이유는 소화기에서 섬유소와 물이 삼투압을 증가시켜 대장벽을 통해 더 많은 체액을 빨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장의 연동 운동을 자극하게 됩니다. 물이 없으면 섬유소는 갈 곳이 없어진 변의 부피만 키웁니다. 변은 정체하여 소화관을 효율적으로 통과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섬유소 보충제를 사용할 때는 언제나 제품 용기에 표시된 지침을 따르거나 물과 함께 섭취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의도한 효과를 그대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섬유소의 양과 질을 향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섬유소 공급원

과일과 채소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여 섬유소를 얻을 경우 가장 좋은 점은 이러한 식품에 자연적으로 섬유소와 수분이 이상적인 비율로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물을 따로 섭취하는 것에 그다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말린 자두 같은 반건조 과일을 섭취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섬유소가 함유된 식품은 맛이 좋으며 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익한 성분이 풍부합니다. 섬유소 보충제보다는 글루텐 프리(Gluten-free) 밀가루로 만든 검은콩 아보카도 브라우니로 섬유소를 섭취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선호도에 상관없이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이든 섬유소 보충제든 모두 섬유소 섭취를 늘리는 데 좋은 식품입니다. 

견과류와 씨앗

견과류와 씨앗을 요리에 넣거나 간식으로 섭취하는 것도 섬유소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오트밀, 베이킹 믹스뿐 아니라 심지어 고추, 수프와 같은 맛이 강한 음식에도 아마씨나 치아씨를 넣어 섭취하도록 환자들에게 조언합니다. 이러한 씨앗은 섬유소 외에도 건강에 필수적인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합니다. 

섬유소 보충제

과일이나 채소, 견과류, 씨앗을 좋아하지 않거나 충분히 섭취할 수 없다면 섬유소 보충제를 사용하여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 제시하는 25g의 일일 섬유소 권장량을 채울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섬유소 보충제는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섭취해야 합니다.

‌‌‌‌디톡스를 돕는 섬유소

섬유소는 소화관을 청소하는 빗자루로 비유될 수 있습니다. 섬유소는 장에서 액체로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형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빗자루로 쓰레기를 쓸어내듯이 장내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매일 디톡스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들어 '디톡스'라는 말이 상업적으로 변질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디톡스는 인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때 혈액과 세포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자연적인 과정입니다. 디톡스는 기본적인 인간의 생리 작용인 것입니다. 만약 체내에서 효소 작용의 결과로 생성되는 노폐물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사람은 죽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디톡스는 자연적이고 중요한 과정입니다.

디톡스를 하려면 특별한 묘약이나 알약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음식, 수분,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디톡스는 자연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디톡스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인체에서 디톡스가 이루어지는 방식

림프, 간, 신장, 피부, 소화기는 신체에서 배출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배출기관은 정상적인 체내 효소 반응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노폐물과 환경을 통해 유입되는 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배출기관은 인체의 자연적인 디톡스 체계입니다. 

 중요한 배출기관의 하나인 간은 매일 혈액 전체를 여과합니다. 혈류의 독소와 노폐물은 간에서 걸러내어진 다음 1단계 및 2단계 디톡스 과정을 거칩니다. 

그다음 간은 화합물에 부착되어 비활성화된 독소를 담즙으로 만들어 담낭에 저장합니다. 담즙은 담낭에서 소화관으로 분비되어 섬유소와 결합합니다. 

담즙과 결합한 섬유소는 대변 형태로 체외로 배출됩니다. 쉽게 말해 배변은 체내 독소를 배설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소가 결합할 섬유소가 충분하지 않거나 하루에 최소 한 번씩 배변이 일어날 수 있을 만큼의 섬유소가 없다면 어떤 일이 생길 수 있을까요? 그런 경우 독소는 소화관에 머물러 있다가 혈류로 재흡수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설되지 못한 독소는 축적되어 변비, 장내 세균 불균형, 에스트로겐(Estrogen) 우세증(체중 증가, 여드름, 월경전 증후군, 기분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남)과 같은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용접 현장과 같이 중금속에 정기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에서 일하거나 거주하는 이들에게 중금속 독성으로 인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체내에 섬유소가 부족하다면 디톡스가 충분히 일어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섬유소와 수분을 적절한 비율로 섭취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섬유소

섬유소는 장내에 사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즉 유익한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를 공급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해한 박테리아와 효모의 과성장을 억제하여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면 복부 팽만, 소화불량, 식품 민감성과 같은 장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또한 건강한 장내 미생물 생태계는 피부 상태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장과 피부의 상관관계

장은 피부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그 이유는 장과 피부가 미생물 생태계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미생물 생태계는 피부와 점막 표면에 존재하는 박테리아, 효모, 기타 물질을 총칭하는 용어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인체에는 사람의 디엔에이보다 박테리아 디엔에이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사람의 건강에 박테리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방증합니다. 

장 건강은 다양하고 자연적인 유익균 또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존재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건강한 장은 장운동, 면역력 등을 조절하여 각 체내 기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돕습니다 또한 다양한 수준의 염증반응, 호르몬 균형, 피부의 피지 생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피부와 장의 미생물 생태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장이 건강하지 않으면 피부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단당류가 많고 섬유질이 적은 식단을 따르는 사람은 설탕이 적은 천연 식품을 섭취하는 사람보다 여드름과 피부 발진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미생물 생태계가 변화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이 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자신의 식생활을 개선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에 좋은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여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면 피부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피부 발진 치료에 도움이 되는 섬유소

또한 섬유소는 알레르기성 및 만성 발진과 습진 및 건선과 같은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두 가지 면역 과정을 억제합니다.

이러한 면역 과정 중의 하나로는 비만세포 탈과립이 있습니다. 비만세포 탈과립은 면역세포가 히스타민(Histamine)을 방출하는 과정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이며 히스타민은 혈관의 투과성을 높이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입니다. 히스타민으로 인해 혈관의 투과성이 높아지면 체액은 들어가면 안 되는 피부와 기관의 공간으로 확산됩니다. 두드러기나 오톨도톨한 발진이 생겼던 적이 있다면 두드러기나 발진의 종기에 액체가 들어있는 것을 보셨을 수 있습니다. 모두 히스타민 때문에 생기는 증상입니다.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하면 발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섬유소는 비만세포 탈과립 과정을 억제하여 발진 병변의 수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발진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섬유소를 섭취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또한 섬유소는 면역계에서 생성되는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의 수를 감소시켜 아토피 피부염이라고 불리는 특정 유형의 피부 발진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면역글로불린은 알레르기 반응을 포함하여 다양한 면역 기능에 관여합니다. 면역글로불린 수치가 높아지면 아토피 피부염, 천식, 꽃가루 및 먼지 알레르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부 발진을 없애고 싶으세요? 몇 주 동안 섬유소 섭취를 늘려 증상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피부 상태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의사와 상의하고 섬유소를 섭취하는 방법도 함께 문의하십시오.

앞에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이 섬유소는 소화를 개선하고 장내 세균 불균형을 예방하며 발진 및 여드름과 같은 피부 트러블을 줄이고 변비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섬유소는 맛이 좋으면서도 저렴할 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탁월한 기능성 식품입니다. 

참고문헌:

1. Chen, Jia-Ping, et al. “Dietary Fiber and Metabolic Syndrome: A Meta-Analysis and Review of Related Mechanisms.” Nutrients, vol. 10, no. 1, 26 Dec. 2017, p. 24, 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793252/, 10.3390/nu10010024. Accessed 17 Jan. 2021.
2. Chen, Kangning, et al. “Dietary Fiber Intake and Endometrial Cancer Risk: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Nutrients, vol. 10, no. 7, 22 July 2018, p. 945, 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6073518/, 10.3390/nu10070945. Accessed 17 Jan. 2021.
3. Dai, Zhaoli, et al. “Association Between Dietary Fiber Intake and Bone Loss in the Framingham Offspring Study.” 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 vol. 33, no. 2, 7 Nov. 2017, pp. 241–249, 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990003/, 10.1002/jbmr.3308. Accessed 17 Jan. 2021.
4. Folkerts, Jelle, et al. “Effect of Dietary Fiber and Metabolites on Mast Cell Activation and Mast Cell-Associated Diseases.” Frontiers in Immunology, vol. 9, 29 May 2018, 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992428/, 10.3389/fimmu.2018.01067. Accessed 17 Jan. 2021.
5. Hogenkamp, Astrid, et al. “Supplementation of Mice with Specific Nondigestible Oligosaccharides during Pregnancy or Lactation Leads to Diminished Sensitization and Allergy in the Female Offspring.” The Journal of Nutrition, vol. 145, no. 5, 1 Apr. 2015, pp. 996–1002, pubmed.ncbi.nlm.nih.gov/25833889/, 10.3945/jn.115.210401. Accessed 17 Jan. 2021.
6. Kivit, S., et al. “Galectin-9 Induced by Dietary Synbiotics Is Involved in Suppression of Allergic Symptoms in Mice and Humans.” Allergy, vol. 67, no. 3, 9 Jan. 2012, pp. 343–352, pubmed.ncbi.nlm.nih.gov/22229637/, 10.1111/j.1398-9995.2011.02771.x. Accessed 17 Jan. 2021.